장롱·금고에 꼭꼭 숨었던 5만원권, 시중에 쏟아져 나온다

입력 2023-08-06 14:29   수정 2023-08-06 14:33



코로나19 확산 이후 장롱, 금고 등으로 자취를 감췄던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 쏟아져나오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서 예·적금 가입 수요가 늘고 코로나19 방역 해제 이후 대면 경제활동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원권 발행액은 약 10조원, 환수액은 약 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액 중 환수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환수율은 77.8%다.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2009년 6월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한은이 발행한 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예금 가입과 세금 납부 등의 형태로 금융기관에 유입된다. 금융기관은 이 중 일부를 시재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한은에 입금하는데, 이때 한은에 돌아온 금액이 환수액이다. 환수율이 높으면 그만큼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히 유통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5만원권은 2009년 최초 발행 이후 환수율이 꾸준히 상승해 2018년 사상 최고치인 67.4%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24.2%로 급락했고, 2021년엔 사상 최저치인 17.4%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 데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커져서다.

하지만 지난해 5만원권 환수율은 56.5%로 반등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회복하고,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0%포인트 올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예·적금에 넣으려는 수요가 커진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금리가 갑작스레 하락하지 않는다면 올해 5만원권 환수율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긴축 정책을 펼쳤던 다른 국가에서도 고액권 환수율은 상승세다. 미국의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51.0%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81.3%로 올랐다. 유로존의 200유로권 환수율은 2020년 46.5%에서 작년 104.8%까지 급등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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